한 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실밸NOW 독자 여러분,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 특파원 홍창기입니다.
지난주 대한민국의 에너지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우여곡절 끝에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수원은 발주사인 두코바니Ⅱ 원자력 발전소(EDU Ⅱ)와 계약을 공식 체결했습니다. 한수원은 앞으로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천㎿(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빅 테크가 몰려있는 이곳 실리콘밸리에서도 지난해 가을부터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아주 크다는 점입니다. 인공지능(AI)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웬만한 도시 한 곳이 소비하는 만큼의 막대한 전력량이 필요합니다. 빅테크들은 AI 데이터센터 구동을 위한 전력 확보를 위해 나름의 방식대로 노력을 했지만 현재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화석 연료를 활용한 화력발전이나 천연가스 등의 공급만으로는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는 전력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빅테크 들이 원자력 발전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빅테크 들이 미국 원자력 발전의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분위기입니다. 오늘은 빅테크와 AI 데이터센터, 그리고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AI와 SMR
2. 원자력 발전의 장점
3. 마음 바뀐 트럼프 대통령
4. 빅테크의 원자력 확보 전략
5. 빌 게이츠와 얄미운 웨스팅하우스
그리고 ㅅㅂ 브리핑
▶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 SMR은 기존 대형 원자로보다 작고 모듈화된 원자력 발전소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전기 출력이 300MW(메가와트) 이하다. 공장에서 사전 제작(modular)한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를 띤다. AI와 AI 데이터센터 등을 위한새로운산업전력원으로도주목받고있다.
SMR 내부 모습. ⓒAFP
지난 1979년 3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이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는 오는 2028년 상업용 운전을 재개한다. ⓒ로이터
💻AI와 SMR
현재 미국 전역에서 SMR 등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은 다른 것이 아닌 AI 때문이에요. 구글과 아마존 등의 빅테크는 자체적인 SMR 확보하거나 기존에 운영되지 않았던 원자력 발전소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고 있어요. 빅테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들이 AI 모델 훈련을 위해 미 전역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설 중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현재 운영되고 있는 데이터센터들의 주 에너지원은 미국 최대 전력 공급원인 천연가스에요 AI와 AI 데이터 센터를 구동하려면 한 곳의 도시 하나가 소비하는 맞먹는 전력이 필요한데요. 천연가스만으로 AI 데이터센터를 구동하기에는 역부족이에요. AI 때문에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전력 수요 전망이 늘어나고 있어요.
골드만삭스가 전망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어요. 오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현재보다 160% 증가해요. 이를 충족하기 위해 85~90기가와트(GW)의 신규 원자력 용량이 필요하구요. 85~90GW 전력량은 740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에요. AI 데이터 센터 건설과 그에 필요한 전력으로 원자력이 선호되는 이유에요.
원자력 발전의 장점. ⓒ챗GPT '이미지젠' 생성
원자력 발전의 장점❔
실밸NOW 독자 여러분들 잘 아시는 것처럼 원자력 발전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대규모로 장기간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우라늄 1kg은 석탄 수천 톤(t) 또는 천연가스 수십만 입방미터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요. 연료 운반이나 저장, 채굴 비용이 화력 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땅 사용 면적도 작아요.
초기 건설비는 높은 단점도 있어요. 하지만 원전이 건설된 후 운영·연료비가 낮고 수명이 40~60년으로 길어 시간당 전력 단가(Levelized Cost of Energy, LCOE)가 장기적으로 유리해요. 지난해 미국의 에너지부는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이거나 폐쇄된 총 41개 원자력 발전소에서 60기가와트(GW)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어요.
원자력 발전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 원자력 발전량을 늘리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챗GPT '이미지젠' 생성
마음 바뀐 트럼프 대통령
미국의 원자력 발전 지지자들은 AI로 인해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가 폐쇄되는 것을 막거나 SMR을 새로 건설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원자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선호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도 태도를 180도 바꿨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향후 25년 내에 미국의 원자력 발전량을 4배로 늘리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어요. 미국 최대 원자력 전력기업 콘스텔레이션의 조 도밍게즈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했던 날 백악관에서 "미국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 허가 절차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도밍게즈 CEO의 주장처럼 원자력 발전을 위한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승인 및 허가에만 수년이 소요되고요. 신규 원자력 발전소의 완공까지는 10년 이상 걸려요.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 명령은 이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 위해서에요.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막대한 비용과 공사 기간이 길기 때문에 SMR은 더 주목받고 있어요.
현재의 강력한 시장 수요와 견고한 미래 성장 전망에도 콘스텔레이션 등 미 원전 기업들은 미국의 기존 원자력 발전소가 계속 운영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입장이에요. 또 연방정부의 원자력 발전소 가동 재인가만으로도 수천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어요. 트럼프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주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여요.
빅테크들은 각자의 전략으로 원자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지=챗GPT '이미지젠' 생성
👉각양각색의 빅테크 원자력 확보 전략
원자력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빅테크들의 전략은 각각 다 달라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경우 전력 구매 계약(PPA)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청정에너지를 구매할 예정이에요. PPA는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의 전력을 구매할 때 널리 적용됐는데요. 그동안 빅테크들은 미국 전역에서 새로운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위해 PPA 방식을 수년간 활용해 왔어요.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전력 생산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콘스텔레이션과 협약을 맺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 마일 아일랜드 원자로 재가동을 위한 PPA를 체결했어요. 스리 마일 원자력 발전소는 지난 1979년 3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곳이에요. 현재 MS는 이 전력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있어요. 이 원전이 오는 2028년부터 재가동될 예정이기 때문이에요. MS는 재가동으로 생산되는 전력을 20년간 공급받기로 계약했어요. (MS와 별개로 MS 창업자 게이츠는 자신이 직접 테라파워라는 에너지 기업을 공동 설립했어요!)
구글은 최근 신규 원자력 발전소 3곳 개발에 자금 지원을 약속했어요. 이에 앞서 구글은 지난해 SMR 개발사인 카이로스 파워와 파트너십을 체결했고요. 지난 2023년 10월에 SMR 개발에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던 아마존은 지난해 3월 서스퀘해나 원전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데이터 센터를 인수했어요.
빌 게이츠와 얄미운 웨스팅하우스🏘️
빅테크가 아닌 전설적인 인물 역시 SMR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MS 창업자 빌 게이츠예요. 게이츠는 테라파워라는 에너지 기업을 지난 2008년 공동으로 설립했는데요. 그가 테라파워라는 기업을 창업한 이유는 민간에서 탄소 연료를 쓰지 않는 안전하고 풍부한 청정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목표 때문이었어요. 테라파워는 지난해 미 와이오밍주에서 미국 내 첫 차세대 SMR 건설에 착수했어요. 그가 테라파워를 설립하기 위한 금액은 10억 달러인데요, 게이츠는 추가로 수십억 달러를 더 투자할 계획이에요.
미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는 테라파워의 첫 차세대 SMR은 오는 2030년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테라파워는 와이오밍 주에서 기존 화력발전소를 대체해 지역 주민들에게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에요. 테라파워의 원자로는 냉각재로 물이 아닌 액체 나트륨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액체 나트륨은 끓는점이 880℃로 물(100℃) 보다 높아 더 많은 열을 흡수하면서 발전 출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우리에게 상당히 얄미운 웨스팅하우스도 SMR에서 치고 나가고 있어요. 웨스팅하우스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상용 경수로' 운영 경험을 보유한 민간 SMR 개발사이죠. 웨스팅하우스는 'eVinci'라는 우주선 기술 기반의 초소형 원자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웨스팅하우스는 'eVinci'로 민첩하고 유연한 소형 에너지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에요. 또 웨스팅하우스는 'AP300'을 통해 검증된 기술로 본격적인 SMR 확산을 추진하고 있어요. 웨스팅하우스는 AI, 군사, 산업 분야까지 아우르는 원자력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SMR 산업의 핵심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어요.
■애플, '리퀴드 글래스' 공개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올해 가을부터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소프트웨어를 발표.
애플은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라고 명명한 반투명한 시각적 표현 디자인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시 기기에 적용하기로. '리퀴드 글래스'는 기존의 다소 경직된 운영체제에서 크게 달라진 디자인.
■ 머스크 부친 "스트레스 받은 아들이 실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아버지이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자산가인 에론 머스크가 자신의 아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싸운 것은 '실수'였다고 말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에롤은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론과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불화에 대해 "그들이 5개월 동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 좀 쉬게 해줘야 한다"고 말해.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고 전망.
■ 메타플랫폼, AI 스타트업에 13조 투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스케일AI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 →메타의 투자 규모는 100억 달러(약 13조5000억원)를 넘길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메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외부 기업 AI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