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노(나노미터·1㎚=10억분의 1) : 반도체 공정에서 나노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길이 또는 회로 선폭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5nm 공정은 회로의 선폭이 5나노미터라는 뜻이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미세한 크기다. 파운드리 공정에서 나노 크기가 작아진다는 것은 반도체 칩의 성능, 전력 효율,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뜻한다. 나노 크기가 줄어들려면 제조 공정의 복잡성과 비용 증가라는 도전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인텔 본사 정문 입구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홍창기 기자
인텔은 왜❔ 립부 탄을 CEO로 영입했나❓
인텔은 시장 점유율 하락과 매출 감소, 그리고 대내외 도전 속에서 지난 3월 회사를 재건하기 위해 립부 탄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는데요. 탄 CEO의 인텔 복귀는 인텔의 지속적인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데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결정 때문이었어요.
인텔은 탄 CEO의 반도체 산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고 해요. 소프트웨어 기업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adence Design Systems)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월든 인터내셔널(Walden International) 창업 경험이 인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에요. 탄 CEO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 8월 까지 인텔 이사회 멤버로 활동한 점도 크게 작용됐어요.
투자자들은 탄 CEO의 선임 당일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했어요. 그가 취임한 3월18일 당일 인텔 주가는 25.92달러를 기록, 올해 들어 두번째로 높았거든요. 탄 CEO는 인텔의 새 선장으로 임명된 직후 조직 개편을 추진, 인텔에 만연된 관료주의를 줄이고 혁신을 강화하고 있어요. 그는 의사결정 과정의 효율화를 강조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기업 문화를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립부 탄 인텔 CEO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홍창기 기자 유튜브 계정
😞실망스러웠던 탄 CEO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면서 여러 기업으로 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행사에 참여해봤는데요. 행사장에서 탄 CEO의 모습을 보고 저는 실망을 했어요. 전임 펫 갤싱어 CEO의 매운 맛에 익숙해져셔 그랬던 걸까요. 특히 무대 중앙 하단에 설치된 스크립트를 그대로 읽어 내려가는 탄 CEO의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탄 CEO 처럼 노골적으로 스크립트를 읽어 내려가는 CEO를 거의 본적이 없어요. 당장 올해 3월 개최됐던 엔비디아의 'GTC 2025' 때 젠슨 황 CEO의 열정적인 2시간 기조연설과 너무 비교됐어요. 실밸NOW 독자 여러분들께 전해드린 것처럼 당시 황 CEO는 엔디비아의 비전과 전략을 직접 발표했는데요. 세세한 숫자까지 기억하면서 자신감 있게 발표하던 황 CEO와 비교해서 그랬을까요. 탄 CEO의 기조연설은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쨌든 탄 CEO가 발표한 기조연설의 핵심은 이것 이에요. 인텔은 절대로 파운드리 사업 부문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것이에요. 지난해 134억 달러(약 18조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인텔의 위기를 불러온 파운드리 부문을 안고 가겠다는 것이에요. 또 탄 CEO는 올 하반기부터 1.8나노(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본격 양산한다라고 말했어요. 인텔은 지난해에도 1.8나노 공정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새롭게 임명된 CEO도 다시 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한 것이에요. 인텔의 1.8나노 공정 반도체 생산 선언은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3나노보다 앞선 공정이에요.
이와 관련, 나가 찬드라세카란 인텔 파운드리 최고기술 및 글로벌운영 책임자(CTO겸 COO)는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위치한 오코틸로 캠퍼스에서 첫 웨이퍼 공정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어요. 인텔이 단순한 비전을 선언한 것인지, 실제로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의 분석이 엇갈려요.
트럼프 대통령이 TSMC를 압박(?)해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 인수를 추진한 것이 결국 없었던 일이 되는 그림으로 흘러가고 있다. ⓒ챗GPT '이미지젠' 생성
인텔 파운드리는 계속된다
그동안 인텔 파운드리 부문 매각과 관련한 많은 얘기들이 나왔었는데요. 이 행사 이후 인텔 파운드리 매각 뉴스는 뚝 끊겼어요.
인텔 파운드리 부문 매각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려하고 있다는 것으로 처음 나왔고요. 이후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대만 TSMC가 이것을 추진한다는 후속 소식이 전해졌어요. TSMC가 인텔 파운드리 부문을 인수하되 지분 50%를 넘기지 않게 소유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이 컨소시움에 엔비디아가 포함됐다는 소식도 들렸어요.
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3월 열렸던 'GTC 2025'에서 행사에서 "나는 초대를 받지 못했다"며 정면으로 부인했어요. 그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아닌 다른 직원이 알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인텔 파운드리 인수에 엔비디아가 관여하고 있지 않음을 선언했어요.
인텔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인텔 파운드리 행사장이 많이 비어있다. ⓒ사진=홍창기 기자
그런데 텅 빈 인텔 행사장
새로운 CEO가 기조연설을 통해 인텔의 비전을 설명하는 행사가 열렸지만 행사장은 매우 한산했어요. 이날 행사는 오전 9시부터 개최됐는데요. 차가 많이 막히고 주차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서 일찍 행사장으로 출발한 저는 많이 당황했어요. 생각외로 너무 빨리 오전 7시30분에 행사장까지 들어가게 됐고요. 순간 저는 '내가 행사장소를 착각한 것인가?', '행사가 오늘이 아니고 내일 열리는 것인가?'를 몇번이나 확인했어요.
인텔의 올해 파운드리 행사는 지난해 1월 열렸던 행사 때보다 사람이 더 없었어요. 지난해에는 그나마 팻 겔싱어 전임 CEO의 스타성과 조 바이든 전임 정부의 '국가안보' 프레임과 그에 따른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밀어주기 덕분에 행사가 주목받았었거든요.
인텔의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2025' 행사는 전날 열렸던 TSMC의 행사와도 비교됐어요. TSMC 역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2025 북미 테크 콘퍼런스' 행사를 개최하고 TSCM의 최신 로드맵을 공개했는데요. 보안이 매우 철저했던 TSMC 행사장은 모두에게 오픈된 인텔의 행사장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몰렸어요.
이 자리에서 TSMC는 오는 2028년에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어요. 1.4나노 공정은 현재의 3나노 공정과 TSMC가 올해 말 생산에 들어가는 2나노 공정을 넘어서는 최첨단 기술이에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TSMC의 '2025 북미 테크 콘퍼런스' 행사장 ⓒ사진= 독자 제공
인텔이 인텔 안에 내재돼 있는 '위대함'이라는 스위치를 켜고 '수퍼파워'를 되찾겠다고 강조하는 인텔의 홍보 영상 ⓒ인텔 공식 유튜브 계정
위대한 스위치 켜고 수퍼퍼워 되찾는다? 인텔은 어떻게 될까
새 수장을 들이고 새로운 비전을 발표한 미국 반도체 챔피언 인텔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엣 지위를 회복하려면 몇 가지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요. 가장 먼저 우선적으로 인텔은 기술 리더십을 회복해야 할 것 같아요. 이를 위해서는 1.8나노 공정의 성공적인 양산이 필요하고요.
아울러 당연한 말이지만 인공지능(AI)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필수에요. AI칩과 시스템 솔루션에서의 경쟁력을 확보, 엔비디아, AMD와의 격차를 줄일 필요가 있어요. 스타트업과 같은 민첩한 조직 문화를 구축,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도 필요해요. 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과 함께, 수익성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 재무 건전성도 회복해야 해요. 인텔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탄 CEO는 인텔을 살려낼 수 있을까요. 실밸NOW 독자여러분, 함께 지켜보시죠!
■ 애플, 2022년 이후 3년만에 아이폰 가격 인상할 듯 -애플이 올해 9월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폰17 시리즈에 새로운 기능 추가 및 디자인 변경을 추진하면서 가격 인상 고려중. -가격 인상 폭과 추가되는 기능은 알려지지 않아, 애플은 가격 인상과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영향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경계하고 있어.
■ MS, 오픈AI와 지분 관련 협상중
→오픈AI 지분 49%를 보유하며 오픈AI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와 파트너십 조건을 재조정하는 협상을 진행 중. →이번 협상의 핵심은 MS가 새로 개편되는 오픈AI의 지분 중 얼마를 받을 수 있느냐에 관한 것. 양측은 2019년 MS가 오픈AI에 처음 투자할 때 작성한 광범위한 계약 조건에 대해서도 재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
■ 구글, 멕시코 정부에 피소
→멕시코 정부가 구글지도에서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미국만'(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아메리카만)으로 표기하고 있는 구글을 상대로 법적 조처에 나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서 "우리 정부는 권한 없이 지역 명칭을 바꾼 구글 측을 제소했다"며 "송사 절차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혀. 구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롭게 명명한 '미국만'을 현재 표기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