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실밸NOW 독자 여러분, 실리콘밸리에 나와있는 파이낸셜뉴스 특파원 홍창기 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몇 개의 보험을 가지고 있습니까. 운전을 하는 사람이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 자동차 보험을 비롯해 실비보험으로 불러지고 있는 실손보험 그리고 암보험 등은 대부분의 실밸NOW 독자들께서 가입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가 보험에 가입하는 까닭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적은 금액을 조금씩 나눠 내면서 미래의 리스크를 헷징하는 것이죠.
그런데 말이죠. 무조건 보장이 된다며 "나만 믿으라"라는 보험 설계사의 말을 듣고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보험금을 청구했더니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어떠시겠습니까. 심지어 그 보험설계사는 나 몰라라 하는 식입니다. "결국 보험에 가입한 것은 당신의 선택이다"라며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나온다면 많이 화가 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전 생각도 날 겁니다.
오늘은 이런 상황과 상당히 유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에 대한 얘기입니다.
1. 빅테크에 각 세우는 트럼프 참모들
2. 독과점 재판 앞두고 거래 거절 당한 메타
3. 사법 리스크 해결될 줄 알았던 구글
4. 중국에 수십억 달러 생산 라인 갖춘 애플, 직격탄
5. 빅테크들이 트럼프에게 줬던 선물은?
그리고 ㅅㅂ 브리핑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총 137건의 행정명령에 사인하며 철저하게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실천했다. 트럼프가 서명한 137건의 행정명령 중 핵심은 중국에 최고 145%의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정책이다. 일련의 트럼프 정책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촉발시켰고 미국 경제를 흔드는 역풍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취임 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8.66%, 6개 주요국 대비 달러화 가치는 약 9% 하락했다. 취임 후 이달까지 갤럽 등 각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트럼프에 대한 평균 지지율은 45%,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취임한 대통령 중 역대 두번째로 낮은 것이다.
숫자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그래픽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가 트럼프가 관세에 집착하는 이유와 한국 국익 극대화 전략을 조명해봤다. ⓒ파이낸셜뉴스 공식 유튜브 계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이 기대하는 것 만큼 그들의 현안을 확실하게 챙겨주지 않고 있다. ⓒ챗GPT '이미지젠' 생성
🎥빅테크에 각 세우는 트럼프의 참모들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베팅하고 트럼프의 재선을 위해 지원과 지지를 표명했던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씁쓸해 하고 있어요. 이유는 단 하나에요. 그들의 기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을 보살펴주지 않고 있어서에요.
오히려 트럼프 2기 정부는 빅테크에 대한 압박을 전임 조 바이든 정부와 같이 하고 있어요. 트럼프 정부의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새로운 고위급 인사들이 애플을 비롯한 구글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상대로 제기된 반독점 소송을 취하하지 않을 것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요.
트럼프 정부 법무부의 반독점 부서를 이끄는 게일 슬레이터 차관보는 테크 산업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요. 슬레이터 차관보는 "빅테크는 수년간 가장 혁신적인 분야에서 경쟁을 억압해 왔고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수많은 미국인의 권리를 탄압해 왔다"는 입장이에요.
최근 미국 CBS 방송과 인터뷰를 한 오미드 아세피 법무부 부차관보 역시 "빅테크에 대한 강경한 대응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어요. 그는 "미국의 혁신을 위해 가장 좋은 해결책은 기업들 간의 열린 경쟁이다"면서 "우리는 이것을 강력히 믿는 사람들이 옳다는 것을 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페이스북이 약 10년 전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해 소셜미디어(SNS) 분야의 독점을 강화했다며 반독점 소송을 이끄는 FTC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도 마찬가지에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이 기대하는 것 만큼 그들의 현안을 확실하게 챙겨주지 않고 있다. ⓒ美 CBS방송 공식 유튜브 계정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가운데)가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 앞두고 거래 거절 🙅당한 저커버그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반독점 재판 전에 트럼프 정부와 거래를 시도했어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끈끈하게 유지중인 그는 메타의 반독점 재판을 앞두고 최근 몇 주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독점 소송에 개입해 줄 것을 요청했어요. 저커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이라 확신에 찬 태도를 보였고 재판을 피하기 위한 로비를 강하게 벌였어요. 하지만 저커버그에게 돌아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저커버그 CEO는 반독점 재판을 앞두고 소송을 제기한 미 FTC와 합의도 시도했어요. 그는 반독점 재판을 2주일여 앞둔 지난 3월 말 FTC 퍼거슨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고요. 반독점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4억5000만 달러(약 6428억원)를 지불하겠다고 했어요.
퍼거슨 위원장은 저커버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최소 180억 달러(25조7000억원)와 정부의 이행 명령을 따르는 동의명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어다. 당황한 저커버그는 반독점 재판을 코앞에 두고 제안 금액을 약 10억 달러로 상향했지만 이 역시 거절 당했어요. 어쩔 수 없이 메타는 재판을 시작해야만 했어요. 문제는 약 두 달간 진행되는 재판 결과에 따라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에요.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대화하며 미소를 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법 리스크 해결될 줄 알았던 구글
구글의 경우 조 바이든 정부의 법무부가 제기한 독과점 리스크가 트럼프 정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요. 내심 트럼프 정부가 이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현재까지 트럼프 정부의 법무무도 전임 바이든 정부와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어요.
지난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시작된 재판에서 트럼프 정부의 법무부는 구글의 인터넷 검색 시장 독점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구글의 분할이라고 촉구했어요. 이번 재판은 지난해 8월 미국 법원이 구글의 인터넷 검색 시장 지배력을 불법 독점이라고 판결한 데 따른 재판인데요.
트럼프 정부의 법무부는 연방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구글이 독점적 행위에 대해 반드시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어요.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완화하기 위해 크롬 웹 브라우저의 매각도 제시했어요. 반독점 문제를 연구하는 밴더빌트대 레베카 호얼렌스워스 교수는 "법무부가 요구한 사항이 매우 공격적이다"라고 평가했어요. 법원은 구글과 트럼프 정부의 법무부가 제안한 내용을 살펴보고 오는 8월께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에요.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앞에 서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눈을 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 수십억 달러 생산 라인 갖춘 애플, 직격탄
애플 역시 구글과 메타와 함께 반독점 사법 이슈가 있는데요. 반독점 보다 애플이 더 빨리 해결해야할 발등의 불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피해에요. 트럼프 정부는 대중국 수입품에 최고 14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어요. 이후 중국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에 대해 일시적인 유예 조치를 내렸지만 언제 또 다시 관세 부과율이 높아질 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중국에서 조립 생산되는 애플의 아이폰 등 디바이스들에 20% 관세를 부과 중이에요.
현재 애플은 약 90%의 아이폰을 폭스콘 등을 통해 중국에서 생산 조립하고 있어요. 그래서 애플은 중국 생산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아이폰의 조립을 인도에서 진행할 계획을 세웠어요.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의 글로벌 아이폰 출하량 2억 3210만 대 중 약 28%가 미국에 공급됐어요. 오는 2026년까지 미국에서 연간 판매되는 6000만 대 이상의 아이폰을 모두 인도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이에요. 미국의 리서치 기업 더퓨처럼그룹의 CEO 다니엘 뉴먼은 "우리는 애플이 관세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라고 평가했어요.
애플이 인도 생산 능력을 빠르게 추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러가지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목표를 100%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에요. 가장 큰 변수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이에요.
💝빅테크들이 트럼프에게 줬던 선물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을 위해 빅테크 들은 대선 때부터 그에게 구애했어요. 독자여러분께서 잘 아는 대로 실리콘밸리는 반 트럼프 성향이 상당히 강한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지지 지역인데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비판했던 빅테크 들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어요.
트럼프가 대선 운동을 할 때 저커버그는 폐쇄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을 발빠르게 복구시켰어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도 메타 저커버그, 구글 피차이 CEO는 각각 100만 달러를 기부했고요. 구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 후 트럼프 대통령이 부당하다고 언급한 '멕시코만'을 구글 맵에서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재빠르게 바꿨어요.
애플 쿡 CEO의 경우 트럼프를 만난 직후 애플 사상 최고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어요. 총 5000억 달러(약 714조 원)를 미국 내에 투자하겠다는 것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애플의 투자를 매번 언급하면서 자신이 미국의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는 예로 활용했어요.
■ 메타 AI챗봇, 미성년자 보호 미흡 성적인 대화 가능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인공지능(AI) 챗봇이 이용자들과 성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미성년자 이용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가 미흡. →메타는 자사의 AI 챗봇에 '로맨틱 역할극'을 포함한 다양한 상호작용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나. 실시간 음성 대화까지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미성년 이용자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
■ 머스크 "수술 로봇, 5년내 최고 외과의사 능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수술용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몇 년 안에 인간 의사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주장.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로봇이 몇 년 내에 우수한 인간 외과 의사들을 뛰어넘고, 5년 이내에 최고의 인간 외과의를 능가할 것"이라고 밝혀.
■ IBM, 미국 내에 200조원대 신규 투자키로
→IBM은 컴퓨터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총 1500억 달러(약 216조원)를 투자할 계획을 밝혀 →IBM은 메인프레임 컴퓨터 및 양자컴퓨터의 미국 내 생산을 위해서만 총 300억 달러(약 43조원) 이상이 투자될 것이라고 설명.